[바이킬리안] 스트레이트 투 헤븐 (스투헤)
[바이킬리안 스트라이트 투 헤븐]
니치 향수계의 끝판왕이라는 바이킬리안입니다.(가격도 양대비 끝판왕)
제가 한창 우디계열 향수에 미쳐있을 때, 백화점 브랜드마다 다 들려서 우디향수만 찾았었거든요.
킬리안하면 뱀부하모니, 문라이트 인 헤븐이 유명하다고 들었었는데
직원분이 바로 뱀부하모니부터 추천해주시더라구요.
뱀부하모니-> 문라이트 인 헤븐-> 스트라이트 투 헤븐 순으로 추천해주셨습니다.
뱀부하모니는 시원하고 부드러운 꽃향이었고 호불호갈리지 않을만큼 좋은 향이었지만
제겐 무난해서 매력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문라이트 인 헤븐은 제가 어려워하는 코코넛향조(코코넛밀크)가
들어가서 역시 끌리지 않았지만, 울렁이지않게 부드럽고 달콤하게 풀어내서 멋진 향이었어요.
두 향수들 다 유명한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다음으로, 사전정보없이 만나게 된 <스트라이트 투 헤븐>입니다!
럼, 파춀리, 바닐라, 시더우드가 들어간 향수인데요. "럼" 향수는 스투헤가 처음이었습니다.
향수를 뿌리자마자 시원하고 달짝지근한 알콜냄새가 훅 끼치는데 이게 럼이구나했죠.
캐리비안의 해적 속 잭 스패로우가 맨날 찾는 그 럼이 떠오르는 향이었습니다.
그런데 럼과 함께 등장하는게 부드러운 코코넛 향이었어요. 아니 이 달콤하고 부드러운향은 뭐지
코코넛같은데... 그럼에도 울렁이지않고 어렵지 않아서 궁금했습니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바닐라라고 하시더군요.
참 신기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바닐라, 코코넛, 초콜릿 등등 달달한 향조를 안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럼의 알콜릭한 부분을 달콤함이 살짝 잡아주니까 너무나 매력적이었어요.
문인헤의 달콤함(코코넛)은 저랑 좀 안맞았고, 스투헤의 달콤함(바닐라)이 더욱 맘에들었습니다.
게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탑노트 미들을 거쳐 후반부인 잔향으로 달려갈수록
달콤함이 슬쩍 자리를 비켜주면서 시더우드향이 그 자리를 매워줍니다.
제가 샌달우드보다 시더우드향을 더 좋아하는데요. 샌달우드는 부드럽고 포근하지만
시더우드는 같은 나무이면서도 샌달우드보다 시원하고 깔끔하면서 부드러운느낌이거든요.
만약, 잔향이 샌달우드였다면 향이 더 부드럽게 가라앉거나 울렁여서 매력이 감해졌을것 같아요.
시더우드로 끝맛을 잡아준다는게 환상적인 조합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래서 스투헤인 걸까요. 천국행 향이라니....!
여기서 또하나! 저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향을 뿌린 팔목에 코를 박고 습~하고 들이마셔보면
숨겨진 파촐리가 등장해요. 파출리도 묵직하면서도 시더우드처럼 시원한 맛이 있거든요.
스투헤는 시간이 지나도 향이 금방 드라이해지지않고, 럼과 시더우드, 파촐리 때문인지
촉촉함에서 더 나아가 축축함을 느끼게 해줘서 참 신기합니다.
분명, 향은 달짝지근하고 부드러운데 시더우드, 파촐리가 바쳐줘서 그런지
부담스럽게 달지않고, 술에 절은 나무향이 함께 그려집니다.
잔향으로 갈수록 단맛이 조금씩 빠져가며 등장하는 파촐리, 시더우드도 참 섹시해요.
스트라이트 투 헤븐하면 시향해보신 분들이 대부분, 야성미 넘치는 섹시한 남성분들을 떠올리곤하던데
저는 그렇게 강렬하기만한 느낌보다는 적당히 섹시한 남자와 잭 스패로우같은 남자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느낌이랄까요 ㅋㅋ 그래서 오히려 여성분들도 뿌릴 수 있을만큼 향도 은은하게 유지돼서 과하지 않게 균형이 잘 잡혀있다생각합니다. 여성분이 뿌려도 섹시함과 반전매력을 느끼게할 것 같습니다.
제가 스투헤와 비슷한 다른 럼 계열 향수인, 메종마르지엘라의 재즈클럽도 맡아봤는데요.
스투헤에 비하면 재즈클럽은 훨씬 더 끈적하고 묵직한 럼향이 이어집니다.
스투헤랑 비슷하지만 더 강렬하고 한편으로는 뿌리는 사람에 따라 자칫 올드해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재즈클럽 역시, 근사한 향이지만 스투헤보다 럼향이 강하고 매캐한 타바코향도 느껴져서 저는 못 뿌리겠더라구요.
재즈클럽보다 은은하고 럼과 다른 향조간의 밸런스가 맞춰진 스투헤가 참 괜찮습니다.
킬리안의 바틀과 향수보관 케이스입니다. 케이스가 보석함 수준인데 열쇠까지 잠글 수 있게 참 멋스럽죠?
전 개인적으로 섹시한 바틀만으로도 충분하니 케이스값빼고 향수를 팔아줬으면 좋겠는 마음입니다ㅋㅋ
나름 가성비를 따지는 데 이미 이런 향수들에 손을 뻗친 순간 가성비 터짐;;
바틀은 쎄근한 블랙이지만, 향수의 수색은 무색이에요.
바틀만 보면 정말 강렬하고 독한 럼주같은데 향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남녀구분없이 부담없이 뿌릴 만한 향이라는게 함정이자 매력입니다ㅎㅎ
발향은 목 뒤쪽에 뿌렸을 때 시간이 지나도 럼향이 슬쩍 슬쩍 올라오는 정도로
보통이었고, 지속력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사계절내내 뿌려도 좋을 만큼 매력적인 향입니다. 여름에도 아주 무더운날만 피하면
그렇게 계절타지 않을 것 같아요. 오히려 한겨울에는 조금 서늘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ps. 어떤분이 스투헤를 뿌리고 나갔더니, 술마시고 왔냐는 얘기를 들었다는게 재밌었어요.
사람마다 같은 향도 어떤 향조나 느낌이 더 두드러지는지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