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이야기(시향기)/아틀리에 코롱

[아틀리에 코롱] 세드르 아틀라 _시향기

짱토리 2020. 3. 17. 00:04

 

 

 

 

 

 

 

 

 

 

아틀리에 코롱 - 세드르 아틀라

 

 

아틀리에 코롱은 공방을 뜻하는 'Atelier'에서 영감을 받은 프렌치 니치퍼퓸 하우스입니다.

그래서 세련되고, 모던하면서도 도전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향수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기억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향들을 창조했다고 하는데요.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브랜딩이 참 잘 돼있다고 생각합니다.

향수마다 스토리가 있고, 정체성이 뚜렷해서 착향을 했을 때,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끼며 즐길 수가 있어요.

 

아틀리에 코롱은 '시트러스 맛집'으로도 유명한데요.

시트러스 계열의 향 종류가 다양하고 좋기 때문입니다.

그치만, 저는 시트러스 이외에도 너무나 근사한 향들이 많은 것이

아틀리에 코롱의 진가라고 생각합니다.

 

조이드 비브르/ 쉬크 압솔뤼/ 아방가르드/ 본보야쥬

4가지 카테고리 안에 여러 향수들이 존재합니다.

시트러스가 주된 향들만 접해보신 분들은 아틀리에 코롱의 우디,레더,플로럴,오리엔탈 등

다른 향수들도 꼭 접해보셨으면 합니다.

세드르 아틀라는 이중에서 본 보야쥬'에 속하는 향입니다.

 

 

 

 

 

 

 

위에 이미지는 세드르 아틀라의 스토리입니다.

아틀리에 코롱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췌해왔습니다.

머릿 속으로 상황과 분위기가 연상되시나요? 어떤 느낌의 향수일까요?

저는 안개와 함박눈이 수북히 쌓인 거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라고 지칭하는 것을 보니 주인공인 남성, 그리고 뭔가 시원하고, 미스테리한 느낌의 아닐까 싶었습니다.

막상 향을 입어봤을 때 다른 이미지가 연상됐는데요.

 

아틀리에 코롱 공식 홈페이지의 스토리는

향수와 잘 매칭되는 경우가 있고 반면, 공감이 안가는 때도 있고,

문장 자체가 어려울 때가 있었습니다.ㅎㅎ

그래도 향수를 즐길 때 상황을 떠올리며 느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을 느껴보기 전에 가벼운 팁을 알려드리자면,

아틀리에 코롱은 '클라우드 제스쳐' 라고 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원을 그리듯 넓게 분사해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기존의 향수를 뿌리듯, 피부 위에 바로 분사하기보다

옷 소매나 헤어 등에 여러차례 뿌려주시는 겁니다.

목덜미, 귀밑, 손목 한 두방씩 뿌려주기보다 전신에 10~15회정도 고르게 뿌려줍니다.

그래야 아틀리에 코롱 만의 향을 정확하게 오랫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피부에 뿌렸을 때와 옷이나 헤어에 분사했을 때 느껴지는 향이 다릅니다.

비교적 타 브랜드 향수보다 많이 뿌려줘야하기 때문에 구매하실 때

개인적으로 30ml 용량보다는, 맘에 드는 향수 100ml 큰용량으로 구매하셔서 충분하게 사용하시길 추천드려요.

 

 

또 짚고 넘어가야하는게 있는데요.

아틀리에 코롱은 '코롱'이라는 브랜드 명칭때문에

향의 지속력이 낮은 오드 코롱으로 착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14.5~20%의 높은 원액 함유량을 지닌 퍼퓸입니다^^

그래서 코롱처럼 상쾌하면서도 퍼퓸처럼 깊고 풍부한 지속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퍼퓸'이 '코롱'으로 불리운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아요^^)

 

 

 

 

 

 

 

 

세드르 아틀라는 우디 시트러스 계열 향입니다.

사실 제 코에서는 시트러스인 레몬과 베르가못이 금방 자취를 감추고

은은하게 푸르티 우디계열의 향수처럼 느껴집니다.

 

 

처음 향을 분사했을 때, 시원하고 상쾌한 베르가못과 레몬향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코를 찌르듯 강렬한 시트러스가 아니고 상쾌해요.

뒤따라서 달큰한 살구향이 등장하는데 강렬한 시트러스를 부드럽게 잡아줍니다.

탑노트는 레몬 실론티 음료가 떠오르는 향이네요^^

탑노트에서 미들로 넘어가면서까지 돌체앤가바나의 라이트블루 향과 결이 비슷합니다.

라이트블루가 좀더 상큼한 풋사과향이 났다면 세드르 아틀라는 부드러운 살구향이네요.

 

 

 

출처: 구글free이미지

 

 

 

그런데 미들에서부터 느껴지는 프루티한 살구향이 마냥 달콤하지 않습니다.

살구를 잔뜩 주워서 짓뭉겐듯한 진득한 달콤함이 아닙니다.

은은한 자스민 꽃향이 프루티한 살구를 튀지않게 산뜻하게 잡아주네요.

자스민은 앞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살구 뒤에 서서 향이 묵직하거나 많이 달아지지 않도록 나란히 서서 도와주네요^^

참 조화롭고 좋습니다. 프루티한 살구와 자스민 꽃향의 조합이 잘 어우러져요.

자스민이 어려우시거나 달달한 향이 힘든분들이 쓰시기에도 괜찮겠습니다.

제가 과일향의 프루티함, 구어망드, 초콜렛, 바닐라와 같은 단향을 어려워하거든요.

그런데도 불편하지않고 참 산뜻하면서도 웨어러블한 느낌입니다.

 

또 신기한건, 과일향이 등장하면 향의 온도가 따뜻해지는 느낌인데

세드르 아틀라는 탑노트의 베르가못, 레몬의 힘인지 시트러스의 강렬함은

금세 자취를 감추면서도 향의 온도가 시원하게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듯합니다.

살구가 등장해서도 향이 따땃해지지않고 여전히 시원해요.

 

저는 지중해 앞바다가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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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짠맛, 짭조름함, 바다향 등은 결코 느껴지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시원하게 지중해가 펼쳐진 산토리니에서

내리쬐는 햇빛을 받으며, 살구 한입을 베어 물고있는 느낌이 납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요.

 

이렇게 한가로이 따뜻한 그리스에서 자유를 즐기고 있다보면

잔향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살구를 베어물면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이 지나가고,

어느순간 시더우드와 베티버가 등장합니다.

달콤한 살구와 바톤터치를 위해 마중을 나온듯합니다.

 

 

 

출처: pixabay free image

 

 

 

저는 여기서 아틀리에 코롱의 울랑앙피니에서 느껴지는 우디노트를 떠올렸습니다.

시원한 나무향인 시더우드와 특유의 꼼꼼하고 느낌의 베티버에요.

빳빳한 양피지와 연필심이 연상됩니다. 후추를 뿌린듯 살짝 콤콤한 느낌의 나무향이에요.

습하지도 촉촉하지도 않습니다. 이부분이 참 깔끔하고 세련됐습니다.

 

세드르 아틀라 노트에 모로칸 시더우드/ 인디아 파피루스/ 아이티 베티버

3가지 우디노트가 포함돼있는데요. 이 노트들이 다 느껴집니다.

제가 울랑앙피니에서도 양피지 종이를 떠올렸었는데요. 울랑앙피니의 우디노트는 가이악 우드더군요..

울랑앙파니가 좀 더 맵고 쎄한 맛이 있다면, 세드르 아틀라의 우디는요.

나무껍질을 벗겨내고 속살 중심부분에서 날듯한 나무향입니다.

매운맛이 아닌 살짝 목욕탕 사우나에서 느껴질 법한 쿰쿰함에 아몬드처럼 고소함이 느껴지는 면도 있어요.

울랑앙피니를 쎄하거나 후추를 뿌린 듯 매케하게 느끼신 분이 있다면

세드르 아틀라의 우디는 좀 더 편안하게 소화하실 것 같습니다.

시더우드+파피루스+베티버의 조합이 참 흥미롭습니다.

빳빳하고 두터운 나무종이를 떠올린게 파피루스의 영향이었을까요?

세드르 아틀라는 1~2시간이 지나서 잔향으로 들어섰을 때, 우디향이 모습을 나타내는데

강렬하지않고 은은해요. 그치만 존재감은 확실합니다.

 

지중해 바다가 펼쳐지는 야외 테라스에서 살구를 베어물며 여유를 즐기다가

그리운 사람이 떠올라, 안으로 들어와서 양피지와 연필한자루를 꺼내어

그대에게 휴향지에서 보내는 한장의 편지를 적어가는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처음에 가벼운마음으로 향을 칙 뿌렸을때,

시원하고 달콤한 향이 부드럽게 가라앉아서 흔한 남성 패션향수 같은데? 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피부에 바로 뿌려도 보고, 전신에 골고루 분사한뒤

느긋하게 향을 느껴보니까 세드르 아틀라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제 피부에 바로 착향했을 때는 살구의 단향메인이되는 미들부분이 오래느껴졌습니다.

잔향으로 향이 달려갔을 땐, 노트를 부드럽게해주는 살구는 사라지고,

나무를 베어 나이테에 코를 박고 맡을 때 느껴지는 듯한 향이 났어요.

 

다음날에는 전신에 이어지듯 골고루 분사해준 뒤에 몇시간동안 향을 즐겼습니다.

미들에서 베이스노트로 넘어가는 느낌이 훨씬 자연스럽고 조화로웠습니다.

산뜻하고 달콤한 살구향에서 베티버, 시더우드의 깔끔하고 세련된 우디노트로 섞이듯 나타납니다.

그리고 세드르 아틀라에 녹아든 기억을 담은 노트 모두 느낄 수 있었다는게 흥미로웠어요.

(많이 뿌린 것도 한 몫하겠지만, 지속력이 더 길어집니다.)

 

 

세드르 아틀라 스토리에 보면 '안개'속 그를 도와주는 기억이 묘사되는데요.

살구와 자스민 꽃향이 만나서 산뜻하고 은은한 향이 정말 서늘한 듯, 시원한 안개를 연상시킵니다.

2시간이 지나 베이스로 가면요, 안개의 영역을 지나쳐 커다란 나무 한그루를 만나는 느낌이랄까요.

우디향이 강하진 않은데 따뜻하지도않고, 포근하기보다는 서늘하고 결이 단단한 나무가 떠올라요.

이부분이 참 세련됐어요.

 

 

왠지 세드르 아틀라는 자유로운 영혼, 모험가, 도전적인 성격, 행동파, 댄디함, 자유로움,

강단있는, 외유내강, 자신감넘치는 등등의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여성과 남성 구분없이 위에 나열된 분위기나 인상을 가진 분이 사용하면 더욱 어울릴 것 같아요.

 

겉은 참 부드럽고 인상좋고 사람좋아보이지만, 내면은 강하고 용기 있고, 도전정신도 있는 사람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더라도, 흔들리지않고 신념을 갖고 홀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지만 동시에 어른스러운 사람이 떠오릅니다.

중성적인 향을 찾으시는 남녀분 모두 사용하기에 좋겠어요.

평소에 우디향이 어려우신 분들도 무게감이 있는 향이 아니라 산뜻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충분히 즐기실 수 있는 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틀리에 코롱 제품은 여러모로 즐길 요소가 많고, 향 변화도 변화무쌍하듯 뚜렷해서 느껴보는 재미가 있어요^^

부족하지만 느낀 감상을 자유롭게 풀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