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이야기(시향기)

[랑콤] 랑콤 자스민 마지펜 시향기 Lancome Jasmine Marzipane

짱토리 2020. 4. 5. 20:53

 

 

 

얀비님 나눔 마지막 시향기~ 랑콤 자스민 마지펜입니다 :)

 

제가.... 바보처럼 마지펜을 들고 뒷마당 산책하러 나가다가...

시멘트바닥에 떨어뜨리는바람에... 착향한번 못해보고 증발시켜버리고말았어요 ㅠㅠ

속상해서 이얘길 어찌하나~ 하고 있었는데 얀비님이 얘기들으시고는

망설임없이 마지펜을 또 소분해서 보내주셨습니다 ㅜㅜㅜㅜ ☆★얀비님은 천사입니다☆★

이 예쁘고 소중한 향수를 제게 두번이나 보내주신 얀비님 너무 감사합니다(하트하뚜)

 

향수 중에 자스민 노트가 들어간 향수는 정말 많아요.

대부분의 화이트플라워계열의 플로럴 향수들은 자스민이 함께 느껴질 때가 많은데

이렇게 자스민 메인의 향수를 맡은건 3번째쯤 되는 듯합니다.

 

랑콤의 자스민은 정말 예뻐요. 그런데 인공적인 향이 아니라 

자스민 특유의 물기와 꼬릿함을 과하지않게 살려주면서 어여쁜 향이랄까요.

그런데 어여쁘다기보다는 성숙함에 더 가깝네요.

 

그리고 놀랐던 점은, 이전에 얀비님이 소분해주신 샤넬 레젝 가드니아에서 느껴지는

꼬릿함이 자스민에서도 비슷하게 맡아졌습니다! 그래서 가드니아 한번 더 뿌려봤는데

앗 ㅎㅎ 그래도 가드니아보다는 자스민의 꼬리함이 덜하고 자연스럽네요.

 

 자스민 마지펜이 왜 인기있는지 알 것같아요. 맡으면 맡을 수록

자스민 향이 독하지않고, 고급스럽고 깊이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자스민이 울렁거려서 자스민노트가 들어가있는 향수가 

약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힘들때가 있고, 괜찮을 때가 있어요.

 

불리1803 루브르 컬렉션 중에 사모라트케 니케 향수가 참 달콤 상콤 부드럽고 이쁜 자스민향처럼 느껴서

어떻게든 소화해보려고했는데, 자스민 특유의 울렁거림이 계속 튀어나와서 결국, 벼룩을 보냈구요.

최근에 샘플을 구해 맡게된, 메종 크리스챤 디올의 자스민데상쥬는 같은 자스민향수이지만

인공적인 달콤함이 많이 버무려져서 자스민이 오히려 뒤로 밀려난 향이라 

자스민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듯해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랑콤의 자스민 마지펜은 앞에 두녀석에 비하면 훨씬 생화스럽습니다.

 

착향했을 때, 살짝 콤콤하게 코가 알싸한듯 시원한 느낌을 동반한 자스민이 등장합니다.

이부분을 저는 꼬릿하게 느꼈는데 다시 향을 충분히 뿌려보니 꼬릿하기보다는

시원한 알싸함으로 느꼈어요. 자스민 흰 꽃잎만 느껴지는게 아니라 꽃잎과 함께

풀을 함께 짓이겨서 풀즙이 함께 섞여서 나는 듯한 생화를 으깬듯한 향이 연상됩니다.

 

 

 

자스민 생화에 코를 박고 맡으면 느껴질 듯한 뽀얗고 맵싸한 꽃잎이 느껴져요.

그리고나서 5분정도만 지나도 달짝지근한 향이 함께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흰 꽃잎의 자스민이 떠오르는데 어느순간, 랑콤 자스민 마지펜의 바틀 색과 같은

앰버, 호박색 컬러와 같이 녹진녹진한 향으로 변화해가기 시작하는데

요부분이 무겁거나 묵직하지 않아요. 소녀가 자라서 성숙한 여인이 되듯이

새벽녘에 해가 떴다가 오후가되면 노을지며 해가 저물듯한 이미지입니다.

깊고 진한 자스민향이 느껴져요. 향의 톤이랄까, 좀 가볍고 경쾌함에서 두툼하고 깊은 느낌으로

바뀔수록 자스민의 이미지가 흐려지면서 자스민같기도하고, 어떻게보면 가드니아같기도 합니다. 

도톰한 흰 꽃잎이 절제된 듯 하면서도, 풍성하게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화이트플로럴향으로 변해요. 

자꾸 자스민하니까 떠오르는데, 그러고보니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가 참 어울릴 것 같은 향이네요.

(같은 자스민이라해서 말장난이 아니라 흐흐)

작은 꽃잎이지만,  향만큼은  은은한 듯, 굉장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우아한 자스민향입니다.

어른스럽고 성숙하지만, 향이 결코 독하지않아요.

 

 

 

 알싸함을 아직 품고있으면서 살짝 달짝지근함이 가미되어 파릇파릇한 생화에서

좀 더 풍미가 느껴지는 자스민향이 되갑니다. 

(제가 워낙 단맛에 약해서 달달함 을 바닐라인지, 후르츠인지, 통카빈인지 잘 구별 못하고

단맛이 올라오면 그저 달다~라고밖에는 표현 못하는데, 나중에 노트 참고해보니 자스민 마지펜에서 

부드럽게 달짝지근해지는 느낌이 바닐라의 역할이었네요:))

그러다가 15분~20분 정도만 지나면 약간은 날카로운듯한 꼬릿함?, 알싸함 역시, 지나가고

샌달우드와 섞여 부드럽고 편안한 향이 되갑니다. 화이트플라워와 샌들우드의 조합은 참 좋아요. 

화플 특유의 꼬릿함과 날카로움을 부드럽고 포근하게 잡아주는 것 같아요.

 

 

 

 잔향으로 가면서 향이 부드럽고 포근해지는 부분에서 갈색 빛의 융단이 떠올랐습니다.

향이 머스키해지고 약간은 파우더리해지면서 포슬포슬한 융단에 몸을 폭 감싸는 듯해요.

아, 왠지 모르게 제 체향과 어우러지는 듯하다 싶으면 머스크가 그런 역할을 하는 듯 싶습니다.

분명, 향수를 뿌려서 향수 냄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본연의 살냄새처럼 자연스러우면서 향긋한 느낌을 내는게 머스크의 매력같아요. 

(다만, 머스크도 자칫하면 흔한 화장품 냄새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 ㅎㅎ)

 

게다가 샌달우드는 나무, 우디노트이면서도 대놓고 나는 나무야! 하는 향이 아니라

부드럽고 달큰하고 편안하니까(과하면 느끼할때도 있지만요) 머스크와 합해져서

갈색 빛의 융단 이미지가 떠오른 것 같습니다. 

자스민 마지펜은 온전히 잔향으로가도 자스민의 풍미가 살아났지 그 존재감이 옅어지지않아서

그게 큰 매력인듯합니다. 향을 더 고급스럽게 느끼게해요.

 

향을 충분히 느껴본다음에 랑콤 자스민 마지펜의 노트들을 참고해봤는데요.

'아몬드 우드' 노트가 꽤나 존재감있게 자리해있었네요. 

사실 아몬드하면 떠올리는 고소함이나 느끼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아몬드와 아몬드우드가 차이가 있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톰포드 퍼킹 패뷸러스에서 아몬드는 가죽을 중화시켜줄만큼 정말 고소하게 느꼈거든요. 

 

그런데 랑콤 자스민 마지펜에서 아몬드우드가 들어갈 줄은 몰랐어요.

샌달우드는 잘 느꼈었는데, 생각해보니 마지펜 착향하자마자 약간 꼬릿함, 넓게 말하자면

애니멀릭함을 느꼈던게 아몬드 우드였나 싶기도 합니다. 

1시간쯤 지나서 온전히 잔향이구나 느낄 쯤은 사알짝 고소함이 보이는 듯하고...

제 코에는 확 잡히지는 않지만 아몬드우드와 샌달우드가 자스민을 더욱 풍미있게 만들었다는 생각이듭니다.

아몬드 우드가 들어간 다른 향수를 만나게된다면 또 비교해보고싶어요.

 

개인적으로, 자스민향수를 다양하게 맡아본건아니지만 

그동안 맡은 중에는 예쁘기만한 향이아닌 깊이감 있고 우아했던

랑콤 자스민 마지펜이 가장 맘에 드네요.  

 

 

얀비님 덕분에 좋은향을 만났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