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이야기(시향기)/조말론

[조말론] 제라늄 앤 버베나 코롱 시향후기

짱토리 2020. 4. 7. 18:36

 

 

 

조말론 - 제라늄 앤 버베나 코롱

 

영국 에드워드 시대 어느 우아한 여름날의 향

깨끗하고, 푸르며, 고상한 향

.

 

탑노트: 버베나/ 미들노트: 제라늄/ 베이스:베티버

 

 

 

조말론 한남 부띠크 방문에서 갑자기 지르게 된 향입니다.

부띠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향이라고해서 다시 오기 힘든곳이라 덜컥 질렀어요 ㅋㅋ

매장에서 맡았을 땐 싱그럽고, 잔향은 여자 화장품냄새 같아서 

그럭저럭 괜찮겠네하고 구매했는데 충분히 시향, 착향해볼수록

전형적인 푸제르계열 향입니다. 은근 남성적인 향이네요.

외국인들 후기에 자주등장하는 바버샵이 떠오르는 향입니다.

 

펜할리곤스 향중에 잉글리리쉬 펀이 있는데, 단종되서 직구아니면 접해볼 기회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굴렀었는데 그 제품이 바버샵이 떠오른다고 했었거든요.

노트는 전혀다르긴하지만 조말론 제라늄베티버를 뿌리면서 아~ 이런 느낌이

바버샵스러운 향기, 푸제르 계열의 향이구나 배웠습니다 ㅋㅋ 

바질, 베티버, 버베나 등이 어우러져서 아틀리에 코롱 트레프르퍼르의 포근한 잔향이 떠오르기도했어요.

 

메인 노트인 제라늄! 하면 딥티크의 제라늄 오도라타가 떠오르는데요.

제라늄 오도라타는 제라늄 특유의 꽃내음과 약간 달다구리한 시나몬, 계피향이 함께 입혀져서

달콤상큼한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조말론 제라늄앤베티버는 대부분의 향조가

상큼하고 산뜻하고 싱그러운 향조들이라 그런지, 딥티크의 제라늄오도라타보다 

제라늄 특유의 꽃향이 깔끔하고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향 자체는 정말 시원해서 여름에 뿌리면 딱이에요. 톤이 높고, 잔향으로 넘어가도 부드럽지,묵직해지지않아요.

 

제라늄 앤 베티버는 탑노트에 버베나와 베르가못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처음 분사 직후, 산뜻한 베르가못의 역할인지 아주 시원하고 코를 찌르는 새콤한 버베나향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5분~10분 뒤에 단맛없는 레몬향같은 버베나가 지나가면 

바질과 제라늄과 함께 나타나요. 바질은 아코의 트레프르퍼르처럼 산뜻하고 그리너리한 

풀내음이고 제라늄은 모기를 쫒는 꽃이라 불리울 만큼, 어찌보면 에프킬라스러운

살짝 스파이시하게 톡톡 쏘는 시원하고 아로마틱한 꽃향입니다.

 

그래도 제라늄이 아주 시원하고 맵다기보다는 적당히 스파이시하고 깨끗하고 

맑게 나타나서 참 매력적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딥티크 제라늄 오도라타에서 

제라늄과 계피맛사탕향이 달짝지근하게 같이 나는게 별로였거든요. 

조말론 제라늄 앤 버베나는 오리지널 제라늄향이구나! 싶었습니다ㅎㅎ

 

잔향으로 갈수록 베티버 특유의 콤콤한 나무내음이 보이는데

맡자마자 베티버다! 할정도의 존재감이 아니라 제라늄의 톡쏘는 향을 부드럽게 잡아줘요.

제 코에는 묘하게 요 부분이 바질같기도하고, 시더우드 나무속살 같기도 합니다.

(헉, 시향기 적고나서 사진첨부하려고 노트를 참조하니, 베이스에 바질/시더우드 둘다 

들어갔네요 ㅋㅋㅋㅋ코능력향상중ㅋㅋㅋ)

 

미들에서 베이스로 넘어갈 때 두 조합이 참 인상싶었어요. 분사직후 ~30분동안은

바버샵, 남자향수(스킨향말고), 푸제르! 머스큘린! 푸릇푸릇시원남자! 이렇게 느꼈는데

잔향으로갈수록 너무 좋네요. 싱그러움을 잃지않으면서 적당히 부드럽고 

스파이시한 플로럴에서 아로마틱한 향으로 변하며 편안해집니다.

다른 향들과 레이어링하기에도 좋은 그리너리, 아로마틱, 플로럴향이었어요.

 

어제 구매한, 워터릴리 플로럴향과도 레이어링해봤는데 

산뜻함이 배가 되면서 제라늄과 백합향이 버무려지는데 제라늄 단독보다 

플로럴이 등장해 페미닌한 느낌이 듭니다. 

 

조말론은 이래저래 조합하며 써먹는 재미가 있다는걸 요즘 부쩍 느끼고있어요ㅎㅎ

 

좀 더 따뜻하고 포근한 향으로 즐기려면 제라늄 앤 베티버와 오드 앤 베르가못(인텐스라인)의

조합이 참 좋고, 더욱 시원하고 싱그러운 향을 즐기려면 블랙베리 앤 베이와 레이어링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블랙베리 앤 베이가 없어서 비슷한 느낌의 향인

딥티크 롬브로단로랑 레이어링 해봤는데요. 강려크한 롬단이 제라늄베티버향을 먹어버렸어욬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온전히 롬단만 뿌리는 것보다 레이어링하면, 잔향이 등장할 때쯤

롬단 특유의 블랙커런트 베리향이 베티버 풀향에 섞여 좀더 싱그러운듯 부드러운 단맛이 납니다ㅎㅎ

 

워터릴리+제라늄앤버베나

목수성요셉+제라늄앤버베나

로즈집시+제라늄앤버베나

앙젤리끄+제라늄앤버베나

워터릴리+떼카슈미르

 

등등 이것저것 조합해보고있는데 재밌네요 ㅎㅎ 

 

ps. 저는 버베나가... 록시땅 버베나만 생각하고 이파리일줄알았는데

   버베나 꽃도 있군요! 아직도 배워야할게 산더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