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이야기(시향기)/불리1803

[불리1803 & 루브르 박물관 컬렉션] 시향기

짱토리 2019. 11. 30. 14:31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 니케]

 

 

승리의 여신 니케 향수는 불리 매장에서 직원분께 내 이미지에 어울린다며 추천해주셨던 향이다.

루브르 컬렉션에 근사한 향들이 너무 많아서 좀처럼 고르기 어려웠는데 추천받았기에 더 관심이 갔었다.

직장인은 아니었지만, 직원분께서 프로페셔널한 커리어 우먼 이미지에 어울린다하셨는데 

정말 시크한 이미지가 아니라,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그려진다^_^

 

시향하면, 달콤 상콤한 꽃향기가 느껴지는데 이쁜 "자스민"향이었다. 다양한 플로럴이 향조에는 들어가있지만...

소금기를 먹은 지중해 꽃을 사용했다고 들었는데, 소금기는 느껴지지않고 화이트 부케가 연상되는 플로럴이었다.

그러고보니 5월의 신부에게도 어울릴만한 꽃향이기도 하다.

 

올해 홀리데이 컬렉션으로 나온  록시땅의 자뎅페스티브 edt 는 상큼한 시트러스로 시작해 자스민으로 은은했다면

그에 비해, 니케는 달콤함도 살짝 곁들어져있는 세련된 자스민 향이다.

록시땅의 홀리데이 향수가 없었다면 고민없이 들였을 것이다. 

 

자스민 향조가 어떻게 맡으면 울렁거리고, 꽤 호불호가 갈리는 어려운 플로럴인데

불리1803의 향수는 워터베이스 향수라서 어떤 향조도, 말그대로 자극적이지않고 부드러운 것이 큰 장점이듯이

불리X루브르 컬렉션에서의 니케는 그 장점을 받아서 근사하게 표현해낸 자스민 향이라

평소에 자스민이 어려웠던 분은 꼭 시향해보시길 추천드린다^^

특별한 향이 아니고 무난해서 오히려 사계절 타지않고 더 손이 자주갈 향이다~ 

 

 

 

 

 

 

 

 

[ 공원에서의 대화]

 

 

불리1803X루브르 컬렉션 중에서 가장 은은한 플로럴&그린 계열 향수라 할 수 있겠다.

첫 컬렉션 정보들이 떴을 때 가장 궁금했던 향이었다.

매장에서 직원분이 불리의 시그니처 [리켄데코스]의 여자버전이라고 표현하셨다.

[리켄데코스]가 플로럴보다 이끼,오크모스,풀향의 콤콤함, 물기가 조금 더 강하다면 (중성적)

확실히 [공원에서의 대화]는 물먹은 장미가 느껴지는 풀향이었다. 

페퍼민트가 들어가서그런지 굉장히 깔끔하고 시원한, 청량한 느낌이었는데 스파클링함까지는 아니고

시원하고 화한 느낌이 살짝 가미된 느낌이다.

조향사분이 작품에 영감을 받아 젖은 잔디와 패출리를 떠올렸다했는데

패출리는 거의  느껴지지않았고, 젖은 잔디와 은은한 장미향이었다.

정말 작품 중 장미 정원 한가운데에서 대화를 나누는 연인의 모습을 잘 표현한 향수였다. 

향조들이 강하지 않다보니, 지속력은 시리즈중 가장 짧은 편이었지만 은은하게 물먹은 장미향+ 풀향이

남는 것이 손이 자주가겠다싶어서 가장 먼저 구매한 제품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장미밭에 잔뜩 둘러쌓여서 진한 장미향이라기 보다는 풀과 나무숲사이 사이에 

드문드문하게 장미를 발견하는 느낌이다. 파우더리하지않고, 깔끔하면서도 울렁이지않는 예쁜향이었다.

은은한 플로럴이나 싱그러운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싶다.

한겨울, 추운계절에는 조금 추울수있는 향같아서 겨울을 제외하고는 모든 계절에 뿌리기 괜찮을 것같다.

 

 

 

 

[목수 성 요셉] 

 

 

 

 

불리1803X루브르 컬렉션 중에서 유일한 우디계열 향수여서, [공원에서의 대화]와 함께 너무나도 궁금했던 향수입니다.

향수를 공부해가지않고 그저 우디계열 향수구나 싶어서 시향해야겠다~하고 방문했는데 역시나 제 취향에 걸맞았어요.

바로 착향을 부탁드렸었는데, 초중반의 사우나,나무, 숲향이 지나고나니 잔향이 진뜩한, 단순하게 말하자면

다크초콜릿 향이 부드럽게 남더라구요. 잔향이 꽤나 달아져서 구매를 망설이다가

결국, 요즘같은 추운 겨울에 뿌리기 좋은 부드러운 우디한 부분이 맘에 들어서 가장 나중에 질렀습니다.

 

이 향수가 재밌는게요. 위에 [목수 성 요셉] 작품과 그에 대한 설명을 보시면, 시드니 랑세서 조향사가 얼마나 작품에 영감을 받아 근사하게 향을 표현했는지 느껴집니다. 작품은 유난히 어둠과 빛이 대비된 모습인데요.

시더우드와 베티버로 따뜻한 모닥불을 피워둔 목공소에서 성요셉이 묵묵하게 작업하는 분위기로 표현했구요.

어둠 속에서 촛불과 흘러내리는 촛농의 따뜻한 부드러움을 엠버의 달콤함으로 녹여낸 조향이 다시금 멋지게 느껴지더라구요.  작품을 떠올리면서 향수를 뿌리니까 그 섬세한 표현이 와닿아서 잔향의 부드러운 달콤함까지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확실히 스모키하지도 않고, 어둡기만 하지않은 우디향이라서 평소에 우디향이 어려웠던 분들도 시향 도전해보시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시더우드와 베티버가 주가 되어서, 처음에 딱 맡으면 편백나무 향을 떠오르게합니다. 이솝 브랜드의 [휠] 처럼

묵직하고 스모키하고 울창한 숲이랑 다르게 부드러운 건사우나, 어두운 숲 한가운데서 촛불로 불을 밝힌

나무 오두막 집 안에서 느껴질만한 분위기의 우디향이에요. 다만, 베티버가 들어가서 살짝 촉촉한 듯, 쿰쿰한

우디향이라서요. 시더우드가 부드럽게 잡아주고는 있지만 어디서 사우나를 잔뜩하고 나온 듯한 향입니다.

깨끗한 나무향이 아니라 건사우나, 습사우나 느낌에 더 가깝긴합니다.  

오렌지 블로썸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넣었다는데 오렌지나 오렌지블로썸처럼 플로럴이나 쌉싸름함은 거의 느껴지지않습니다.  역시나 워터베이스향수라 향조가 강해도 독하지않고 부드러운게 굉장한 장점이에요^^

엠버가 들어가서 잔향은 부드러운듯 달달해지는데 살짝 진득한듯 그윽한 초콜릿같은 달콤함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시향과 착향까지 해보시길!

 

 

 

 

 

 [밀로의 비너스]

 

 

[승리의 여신 니케]와 또다른 루브르 컬렉션의 플로럴 계열 향수입니다!

처음 시향하자마자 코에 달콤함이 몰려와서 강렬한 인상이 남았는데요. 꽤 달달한 향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시향으로만 그치고, 착향은 하지 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왜 사람 팔은 두 개인 거죠...)

 

매혹적인 플로럴로 소개가 됐는데, 감귤,자스민,부케향 처럼 과일향의 달콤함이 섞인 은은한 플로럴이라

자칫하면 머리아프거나 독할 수 있는 짙은 화이트 플라워 향이 아닌 점이 또 장점입니다. 

초콜릿처럼 진득한 달달함이 아니라 과일과 엠버를 같이 넣어서 그런지 부담스러운 달콤함은 아니구요.

어느정도 익숙한 달콤함인데 다른 컬렉션에 비해 단맛이 초장부터 좀 강해요^^ 플로럴이 좀 묻히는게 아닌가 아쉬웠어요. 예쁘고 달콤한 꽃향이라 매혹적인 비너스 여신상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루브르 컬렉션중에 가장 여성적인 향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달콤하고 은은한 플로럴 취향이신 분들은

좋아하실 향수입니다.

 

 

 

 

 

 

[그랑드 오달리스크]

 

 

드디어 친구가 "밤의 여인"같다는 표현한 그랑드 오달리스크입니다! 참고로 뒤에 소개될 [빗장] 향수는 "낮"의여인이라 했어요^^

그랑드 오달리스크는 분명 오리엔탈 머스크로 밀로의 비너스, 니케처럼 여성분에게 조금 더 어울릴만한 머스크인데요.

흔하지 않고 유니크한 머스크로 느꼈습니다. 루브르 컬렉션 중에서는 가장 지속력도 오래가고 오리엔탈한

머스크 향이 은은하게 계속 지속되는 편이었어요. 특히 섬유에 닿은 부분은 다음 날에도 향이 바로 느껴지더라구요.

 

인센스와 핑크페퍼가 가미된 오리엔탈 머스크라했는데요. 저같은 경우에는 인센스도 핑크페퍼도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구요. 분명 흔한 머스크는 아닌데 이 미묘한 특별함을 뭐라 표현해야될까요. 루브르 중에는 작품 속 오달리스크의 모습처럼 가장 유혹적인 향이에요.

스파이시할만큼 강렬하지는 않고,  후추, 카다멈, 시나몬 등 다양한 항료가 들어갔는데 시나몬이랑 카다멈이 살짝 느껴질듯 말듯한 느낌이에요. 후추처럼 강렬하지않아요! 콤콤한듯 살짝 묵직한 달짝지근함이 가미된 머스크인데 

그랑드 오달리크스의 향조들은 제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라서 구체적인 표현은 어렵지만

좀 더 유혹적인? 이미지 변신이나 평소 낮의 모습과 다른 반전매력을 표현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시향해보세요.

흔하지 않은 향이에요^^ 머스크라 잔향은 파우더리하게 마무리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향이 변화없이  지속돼요.

 

 

 

 

 

 

 

[ 빗장 ]

 

 

루브르 컬렉션 시향기 마지막 빗장입니다! 사실, 전갈좌의 요정과 발팽숑의 목욕하는 여인 두가지가 남았는데요.

두가지는 제가 제대로 시착향을 못해봐서 제일 마지막에 아주 간단하게만 남길게요^^

 

빗장은 제 친구가 표현하길, "낮"의 여인같은 향수인데요. [그랑드 오달리스크]와 같은 머스크 계열의 향인데

사과 + 백합+ 머스크 조합의 달콤한 화이트 플라워 향이었어요. 그래서 첫 시향했을때, 익숙하면서도 매력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펜할리곤스의 [가드니아] 에 '사과'과 떠올리는 특유의 달콤함이 더 가미된 느낌이에요.

두툼한 꽃잎의 달콤한 가드니아가 떠오르는 향인데요. 비슷하지 같지는 않습니다.

빗장을 맡았을때 생각보다 무난하고 평범한 느낌이었어서 그냥 쓱 지나쳤었어요. 그치만 다른 향들을

맡아보려고 여러번 들리면서 계속 맡다보니까 [빗장]의 매력이 느껴지더라구요.

 

지금 시향기를 작성하면서도 뿌리고 있는 빗장인데요. 처음에 사과의 프루티한 달콤함이 부드럽게

코를 깨우면서 백합향이 다가옵니다. 사과는 붉은 사과가 아니라 새파란 아오리 사과가 떠올라요.

백합향이 사실은 살짝 스파이시하면서 콤콤한 꽃향이라 어찌보면 독할 수도 있고, 강렬한 향조인데요.

사과와 만나서 달콤하고 부드러워지면서 너무 무겁지 않게 깔끔한 느낌이랄까요. 과하지않아서 좋아요.

 

빗장이라는 작품을 보면요. 당시 신성한 사랑의 반대인 세속적인 사랑을 표현했다 하는데

정말 자유분방한 두 커플이 만나서 남몰래 사랑을 나누는데 그 연인의 모습들이 눈살찌푸려지게 하는게 

아니고 왠지 사랑스럽게 느껴지면서 비밀스러운 느낌이 느껴진달까요. 

백합과 과일의 조화가 정말 좋았어요. 묵묵히 받쳐주는 머스크도 무겁지않고 왠지 

남들 몰래 숨어서 하는 비밀스런 밀회와 같은 느낌에 어울렸습니다^^

 

[그랑드 오달리스크]는 밤의 여인! [빗장]은 낮의 여인! 되게 간단한 표현인데 이 말이 무척 잘어울려요!

 

 

 

 

 

** 남은 향수는 [전갈좌의 요정]과 [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 인데요.

 

전갈좌의 요정의 특징은 제비꽃 + 아몬드 인데요. 제비꽃향이 원래 강하지 않아서  빗장에서 느껴지는 은은한듯 콤콤한 백합향이랑 비슷하면서도 뒷맛이 아몬드로인해서 쌉쌀한듯 고소한 느낌이 있어서 개운한 느낌이었어요.

같은 플로럴이라도 머스크향조가  강한게 아니라 개운하고 좋았습니다. 향이 너무 안맡아져서 제가 표현하기가 힘든데

전갈좌의 요정은 다시한번 가서 시향과 착향을 해보고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다녀오면 업로드해야겠어요^^

 

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은 가장 먼저 품절이 떠서 무척이나 배아프고 부러웠던 향기인데요.

루브르 컬렉션 중에서 메인인 4가지 향에 비해 나머지 향들은 재고가 많이 들어오지않아서 더 품절이 빨랐던 경향이 있다고 직원분이 그러셨어요. 궁금해서 맡아는 봤는데 생각보다 평범하고, 그냥 포근한 린넨 향이었달까요.

쎄한 비누향 보다는 부드러운 비누+ 린넨 섬유향이었어요. 그치만 독하지도 않고, 달지도않고, 파우더리하지않고

적당히 깔끔한 느낌이었어서 그점에서 다들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요즘 날씨가 추운 겨울이되어가니

부담없이 뿌리기 딱 좋았던 것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