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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론] 블랙 시더우드 앤 주니퍼 시향기 Jomalone black cedar wood & juniper

짱토리 2020. 4. 14. 20:41

 

 

 

 

 

 

 

조말론 블랙시더우드 앤 주니퍼 Jo malone - Black cedarwood & Juniper

 

 

 

 

 

블랙시더우드 앤 주니퍼는 2014년 런던 레인 컬렉션 중 하나였습니다.

한정판이었다가 이후에 기존라인으로 온고잉 출시가 된걸로 알고있어요.

 

제가 처음 향수를 모으기 시작할 때, 면세찬스가 왔었는데

조말론이 행사를 잘타면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정말 전국의 모든 조말론 매장은 다 돌아다니면서 시향해봤었습니다.

맨날 같은 매장가면 직원분께 죄송하니까 (구매는 면세로 할거라)

그렇게 다녔었는데, 당시 플로럴/머스크 위주보다

우디계열에 푹 빠졌어서 조말론의 우디 노트 향수들만 열심히 시향했어요.

착향, 시향을 몇번이나 거듭했었는지 아직도 그때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건, 잉글리쉬 오크 앤헤이즐넛 vs 블랙시더우드 앤 주니퍼 였어요.

( 잉글리쉬 오크 앤 레드커런트는 왜 단종일까요 ㅜㅜ 그거 헤이즐넛보다 좋았는데!)

 

잉글리쉬 오크 앤 헤이즐넛, 블랙 시더우드 앤 주니퍼 모두

오프닝부터 제 취향을 강타해서 둘다 들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잉글리쉬 오크 앤 헤이즐넛은 착향해보니 신선하고 묵직한 우디오프닝에 비해

잔향으로 갈수록 남자 스킨향이 물씬 느껴졌어요. 그래서 내려놓았구요.

블랙 시더우드 앤 주니퍼는 처음부터 미들 잔향까지 쭉 달려가는 향 트레일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는데, 제게는 유독 잔향이 너무나 화려하고,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구매를 안했어요...

 

그런데 블랙시더우드 앤 주니퍼가 시간이 지나도 어쩜 그렇게 생각이 나는지

제게는 너무나도 중독적인 향이었습니다.

이번에 조말론 한정판들과 지난시즌 컬렉션들을 모으면서

오랜만에 요녀석을 다시 맡아봤는데, 또 짝사랑에 빠지고말았어요...

당장 본품을 들이고싶었는데 총알은 다 떨어지고, 한정판은 쏟아지고

기존에 콜렉팅하고싶었던 제품들은 다 미뤄둔 상황이었지요.

그러다가 홍시통통님께 9ml 제품을 저렴하게 구하게돼서

정말 부담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돼서 참 기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슬슬 시향소감을 나눠볼게요 :)

 

저는 시더우드와 샌달우드가 온도차가 다른 나무향조로 느껴집니다.

샌달우드는 포근하고 따뜻하고 달콤하고 크리미하고 부드럽구요.

시더우드는 조금 서늘하고 스모키한듯 깔끔한 나무살 같아요.

시중의 많은 향수들의 베이스에 샌달우드나 시더우드가 자주 들어가는데

저는 샌달우드보다 시더우드가 조금더 취향이라

시더우드 향수에 더 눈길과 관심이 가는 편입니다.

그예로 바이킬리안의 스트레이트 투 헤븐도 참 좋았어요^^

럼향+시더우드의 밸런스가 돋보이는 향이었거든요.

 

 

분사 직후, 소나무 잎과 솔방울 이미지를 떠오르게만드는

청량한 주니퍼 내음과 시더우드가 함께 느껴집니다.

 

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 햇살이 곳곳에 느며들듯 내리쬐고있어요.

햇빛을 피해서 큰 사이프러스 나무가 만든 그늘아래서

피톤치드를 잔뜩 들이마시는 느낌이 들어요.

산뜻하면서도 시더우드가 만드는 그윽한 나무향기가 참 평온합니다.

나무 그늘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기대던 나무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마십니다.

투박하고 거친 나무 껍질에서 약간 스모키한 나무냄새가 섞여나는 듯해요.

 

그러다가 시원한 사이프러스향이 지나가기 시작하면

주니퍼와 주니퍼베리의 영향인지 약간 달큰한 느낌의 시더우드가 주를 이룹니다.

(시더우드가 어떤 향인지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연필심 향에 가까워요!)

 

달달한 샌달우드가 아니라 살짝 스모키해서 서늘하면서도 달큰한 시더우드,

주니퍼의 역할인지 아주 약간 쥬시함도 느껴지는데, 강하지않고

향을 오히려 가볍게 세련되게 그리고 페미닌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에요.

우디향하면 자칫하면 향이 무거워질 수 있는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주는 듯 합니다.

 

블랙 시더우드 앤 주니퍼 향을 즐기면 즐길수록,

조말론 런던 레인 컬렉션 당시의 제품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런던의 밤거리에

가죽 트렌치 코트를 입은 여성

 

 

은밀하며, 센슈얼하고, 매혹적이며, 세련된 느낌.

비 오는 런던의 밤 거리와 너무나도 매칭이 잘 되는 향이에요.

저는 비오는 날이면 딥티크의 롬브로단로를 뿌리기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말론의 블랙시더우드 앤 주니퍼를 뿌려주기로 했어요.

 

스모키한 시더우드 향기가 비냄새와 섞인다면 무드가 갖춰지면서

너무나 세련될 것 같아요. 서늘한 향기가 촉촉함을 만나 더 존재감을 드러낼거에요.

 

블랙시더우드 앤 주니퍼의 특이한 점은 잔향으로 갈수록

건조한 시더우드 나무내음와 스모키하고 동시에 시원한 향기가

강해진 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후자의 향기가 강해져요.

 

제가 예전에는 이부분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었는데

이제보니 이 잔향이 또한 매력적이네요. 맵싸하면서도 시원하게

코를 자극하는 이 잔향은 무얼까하고 노트를 참조해보았습니다.

 

바로 커민과 페퍼의 조합이었네요.

깜짝놀랐어요, 시더우드를 스모키하게 느끼게 한 녀석들이

향신료인 커민과 페퍼였네요. 잔향까지 쭈욱 따라붙습니다.

향신료에 약하신 분들은 그 때의 저처럼 잔향을 어려워하실 수 있겠지만

마냥 누가 맡아도 윽! 향신료 냄새! 할만큼의 농도가 아니에요.

나무 향기를 더욱 고혹적으로, 약간 스모키한 무드를 연출시켜줍니다.

커민과 페퍼만 있는게 아니라 담백한 시더우드도 계속 남아있거든요.

 

보통 우디향하면 잔향으로 갈수록, 향이 정적이고

부드럽게 묵직하게 마무리되는 경향이 강한데

블랙 시더우드 앤 주니퍼는 커민과 페퍼의 영향인지

정적이고 담백한 시더우드를 더욱 화려하게 존재감있게 돋보이게끔합니다.

잔향으로 갈수록 맵싸하고 화한 스모키한 나무향기로 마무리 됩니다.

그치만 과하지 않은게 참 매력이네요.

 

시향기 전반적으로 향이 강렬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조말론 특성상 요녀석 역시, 지속력 확산력은 약함~보통사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향수가 남녀 구분없이 중성적으로 모두 사용가능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여성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우디계열향이에요.

(가죽자켓입은 언니가 뿌리면 끝장날 향...)

강렬하게 폭발할 것 같지만 오히려 은은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편이거든요.

작년 면세찬스때 이녀석을 큰 용량으로 들이지않은게 참 아쉽네요

 

런던 레인 컬렉션에서 온고잉이 될만큼 매력적인 향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같은 런던레인 컬렉션 중에 화이트자스민 앤 민트도 참 유명했는데요.

제가 이번에 그녀석을 충동구매로 들이게돼서 바로 다음 시향기로 데려오겠습니다!

같은 런던레인이 모티브지만 네이밍에서 느껴지듯, 무드도 이미지도 달라요!

 

ps. 참 근사한 향인데, 조말론 중에서는 은근 인기가 없는 향같아서 아쉬워요.

막상 검색해보면 시향기도 얼마 없어서 들이기가 망설여졌던 점도 있습니다.

그치만 유니크하고 정말 좋아요.

아, 이제보니 그냥 시더우드가 아니라 왜 블랙시더우드라고 지었는지 알겠네요.

조말론의 네이밍 센스, 마케팅은 참 무시무시합니다.

다음 시향기 화이트 자스민은 정말 "화이트"와 어울리는 무드의 향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