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랑 라마티에르] 퀴르 벨루가 시향기 - 화이트 스웨이드의 달콤함
퀴르 벨루가
화이트 스웨이드의 달콤함
분사 직후 파우더리한 달콤함이 부드럽게 피어오른다.
'가죽'의 존재감이 꽤나 잡아먹힐만큼 기대이상으로 달콤한데 밸런스가 너무 잘 잡혀있다.
모르고 맡는다면 화이트 스웨이드의 존재를 못 느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분명 존재하고 있는 옅은 가죽향기.
바닐라파우더 향 같은 단내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좀 더 밀도가 뺵뺵한 톰포드 화이트 스웨이드보다 더 캐쥬얼한 분위기라 마음에 든다. 분위기는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분명 어두운 회색빛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다.
달다. 하지만 마냥 달지 않고, 가죽 특유의 쓴맛과 함께 남아서 단 정도가 부담스럽지 않다. 코가 절여지는 듯한 달콤함은 없다. 잔향에서는 가죽보다는 타바코같은 스모키한 여튼 연기향과 단내와 버무려져 훈연 나무향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요 잔향에서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있다. 가죽이라는 노트만 생각하면 어렵게 느껴지는데 향을
뿌리기 전에 약간 긴장했던 자신이 우스워질정도로 밸런스가 좋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러쉬퍼퓸 르네상스 시리즈 중 사포에서 맘에 들었던 나무+바닐라 조합의 잔향과 비슷하게 느껴져서 너무 맘에든다.
퀴르 벨루가에서 담은 가죽(화이트 스웨이드)은 발사믹함도 꼬릿함도 느끼함도 없다. 무채색의 뿌연 연기와 안개같은 가죽의 느낌에 파우더리한 단내가 멱살 잡고 끌려가는데 그조차도 매력적이다.
마치 근엄한 표정으로 각 잡힌 듯 포마드 헤어에 정장 입고 등장한 남성이 갑자기 유쾌하게 웃고는 오히려 유머를 던져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느낌이랄까? 줠라 맘에든다. 퀴르 벨루가의 가죽을 만났다가 다시 이리스 토프리의 잔향을 느껴보니 이리스가 좀 더 톤이 높고 밝은 무드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했던 앙젤리크 누와르보다 더 맘에든다. 퀴르 벨루가에 바닐라 노트가 들어갔는지 체크해보진 않았지만 비교하자면, 앙젤리크 누와르의 바닐라향은 파우더리가 아닌 훨씬 맑고 약간은 새콤하게 느껴질정도의 찐 바닐라 액기스 향에 가깝다. 안젤리카의 영향으로 더욱 밝고 프레쉬한 톤의 바닐라를 연출한다. 반대로 퀴르 벨루가는 가죽과 버무려진 따뜻하고 파우더리한 초콜릿풍의 바닐라 파우더향이다. 전혀 다른 무드의 연출이지만 퀴르 벨루가에 한표 주고싶다. 그리고 앙젤리크 누와르는 바닐라 오일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맑고 프레쉬한 바닐라 단내가 인상 깊었다.
퀴르 벨루가의 잔향은 가죽과 스모키한 타바코 그리고 우드향 어딘가를 오가면서 폭닥하고 포근한 바닐라향과 버무려지는 게 예술이다. 계속 맡다보니 바닐라보다는 카카오80퍼센트 다크초콜렛(쌉쌀보다는 스모키함)의 향기 같기도 하다. 살갗에 남은 향이 너무 좋아서 날이 추워지면 꼭 들이고 싶다. 의외로 지속력은 보통이고, 발산력/확산력도 생각보다 강하지않다. 오히려 함께 입어본 상탈 파오로사가 훨씬 깔끔하고 강렬하다.
#겔랑 #겔랑향수 #겔랑라마티에르 #라마티에르 #겔랑컬렉션 #겔랑신상향수 #향수 #향수시향기 #향수수천 #가을향수 #겨울향수 #퀴르벨루가 #퀴르벨루가향수 #겔랑퀴르벨루가 #가죽향수 #우디바닐라 #우드바닐라 #가죽바닐라 #가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