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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포드 향수들은 정말 가까이하고 싶은게 가까이 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어요.
전 진짜 개인적으로 톰포드 향수들 좋아하는데 제 기준에는
잔향들이 너무 농밀하게 달콤한 느낌이 강해서 막상 가지고도
손이 잘 안가는 향들이 많더라구요 ㅎㅎ

최근에 나온 신상말고 그 전에 나왔던 비터피치도
정말 납작복숭아 향을 담았다고해서 기대하고 갔는데
역~시나 찐~~한 그 통카빈 베이스의 톰포드 단내가 강해서
살포시 내려놓고 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안심했어요. 내취향아니라서 지갑세이프ㅋㅋ

올해 컬렉션으로 로스트체리 컬렉션이 나왔는데
패키지가 시그니처 체리 컬러라서 너무 맘에 들더라구요.
팔레트하나라도 사고 싶었는데 금방 품절되서 흑흑....
립이라도 살까 고민중인데 막상 사도 잘 안바르니까 참았어요.
그런데 정작, 전 로스트 체리 향이 안맞아서 함정입니다 ㅋㅋ

참 이상해요.
저 원래 술냄새 좋아하거든요. 럼주 특히 사랑해서
럼들어간 향들은 대체로 호였고, 럼 들어간 향수를 베스트로 꼽는 향수 하우스도 많았는데
톰포드에 유명한 로스트 체리는 착향한 날 바로 울렁거려서 씻어냈어요.
그날 컨디션이 안좋았나 싶어서 다른날 한번더 츄라이~ 해봐야지 하고
미뤄뒀었는데 드디어 날도 서늘해졌겠다. 울렁이지는 않겠지 싶어서
1년 만에 다시 입어봤습니다.

크, 로스트 체리는 정말 분사 하자 술냄새가 훅~ 납니다.
전에 지인이 로체를 뿌리고 나갔다가 술먹다 왔냐는 소리를 들었다는게
이해갈 정도에요 ㅋㅋ 원래 알콜향이 스치는 데다가 + 양주향기가 더해지니 ㅋㅋ
로스트체리를 맡으면 저절로 취하는 기분이듭니다.

로스트 체리를 정리하자면, 양주+체리통조림+아몬드+ 진득한달달함 이에요.
개인적으로 체리를 담은 향수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체리가 안들어갔지만 체리향기가 나는 세르주루텐의 루브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건 술이 없지만 맑으면서도 오묘한 체리향기와 함께 잔향에서
반전미의 꼬릿한 머스크향이 독특하거든요.

로체는 직관적으로 정말 술 알콜향기와 함께 체리통조림향기가 나요.
화하면서도 코를 쏘는 새콤 달콤한 체리향기...
달콤하고 생생한 체리과일 향기가 꽤 이어지네요.
그런데요. 코를 화하게 자극하는 알콜향기도 제법이에요 ㅎㅎ
왜, 술마신사람 들어오면 그 주변 공기에서부터 느껴지는 쎤~한 알콜향기 ㅋㅋ
그리고 약간 볶은 아몬드의 고소한 향기와 함께
달콤한 통카빈이 베이스에 버티고는 있어요.

그치만 정말 와인말고 럼, 양주향 쭉 끌고가면서
통조림체리도 진한 느낌이 매력적인데요. 둘다 서로 멱살잡고 쭉 갑니다.
얼마 안 지나서 단내에 그냥 버무려져 묻힐 것 같았는데 말이죠.

결국, 잔향으로 갈수록 통카빈이 더 얼굴을 들면서
파우더리한 화장품냄새가 사알짝 더해지긴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여성스러움이 조금 묻어나긴하는데요.
그래도 이정도면 파우더리하기보다 훨~씬 깔끔한 마무리같아요.

착향 전에는 전개가 변화무쌍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처음부터 끝까지
알콜+체리통조림 향기가 쭉 진행되는게 깔끔해서 맘에들어요.
체리향을 좋아한다면 그 체리향 충분히 즐길 수 있네요.
그리고 역시, 뭐라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데
정말 톰포드 특유의 느낌이 여기에도 있어요 ㅋㅋㅋ

유니섹스 향기라서 남자가 뿌려도 여자가 뿌려도
정말 농염한 느낌일 향이에요. 그런데 농염하지만 무드가
새콤달콤한 체리라서 그런지 섹시까진 아니면서 귀여운느낌?
발랄해서 가까이두고 싶지만 알콜 덕분에 만만하지않은 느낌이 좋네요.
너무 대놓고 섹시하지않으면서 매력적인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데일리로는 알콜향때문에 비추지만,(누군가는 비호일수있으니)
요즘처럼 날씨가 서늘하다 못해 추운날 끌리는 향이에요.
술냄새때문에 추울 수 있는데 달짝지근한 체리잼향기가 좋게 다가와요.
*포근한 향기는 아니지만, 겨울에 입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달콤함이에요.

톰포드 향수는 나중에 완전히 잔향으로 가게되면
피부에 남는게 너무 짙은 그 특유의 달콤함이 있거든요.(주범 통카빈)
개인적으로 저한텐 기승전 통카빈의 인상이 강해서 아쉬움도 있긴한데
향은 좋습니다. 취향저격이 아닐뿐이지...


p.s and tmi.

와 근데.. 저 그때 진심 컨디션 꽝이었나봐요.
더운 여름날 습한밤 + 컨디션꽝의 조합이었을까요...
어쩐지 내가 술냄새를 싫어할리가없어....로체 좋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처음 착향했을때의 충격을 잊어버리기 힘들정도로 별로였는데
왜 좋죠...?
역시 향수는 살성, 계절, 컨디션 너무 다양한 변수에 따라서 느껴지는게
달라져요 ㅋㅋㅋ
그런데 로체 성분중에 저랑 안맞는게 있는지 살짝 피부가 홧홧한게 있네요.
정말 향수 뿌리다가 종종 어떤 성분이나 향이 안맞으면
피부에 느낌이오거나 재채기가 나올만큼 코를 찌르는 것도 있거든요.
그건 향의 문제라기보다는 저랑 안맞는 어떤 성분이 있다는거라서...
지금 로체 입어보면서 입술에 살짝 닿았는데 따갑습니다 ㅋㅋㅋㅋ
다른건 안그러는데말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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