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크리스찬디올] GRIS DIOR 그리 디올 시향후기

 

 

 

 

메종 크리스찬 디올 - 그리 디올 

MAISON CHRISTIAN DIOR GRIS DIOR

 

 

 

 

그리 디올의 수색에 반해서 떼카슈미르,로즈집시 구매할 때, 샘플로 데려왔어요.

매장에서 시향지에 가볍게 맡았을 때는 오~ 유혹적인 꽃향인걸? 하고 

제 이미지랑은 안 맞아서 구매는 안했는데 향이 자꾸 생각나더라구요ㅎㅎ

 

분사하자마자, 시원하지만 왠지 콤콤한 미묘한 향이 느껴졌습니다.

한참을 맡아도 이게 뭐라고 정확히 설명이 안됐었어요. 

쉽게 표현하기 힘들어 낯설은데 향자체는 어렵지않지만 인상적입니다.

 

시원한 패츌리향이 코를 뚫어주면서, 패츌리와 장미향의 조합이 느껴지는데

분위기가 묘해요. 쓸쓸한데 맵지는 않고, 콤콤하면서도 약간 묵직한 느낌?

시원한 패츌리와 우아한 장미향이 나는데 뒤에서 흙묻은 풀뿌리향이 붙잡고있습니다.

텁텁하지는 않은데 풀뿌리 이미지가 연상되요. 파릇파릇한 풀이 아니라

흙이 묻은 약재 뿌리가 뒤따라옵니다. 윽, 한약재 냄새~ 이건 결코아니에요.

 

패츌리+장미+풀뿌리의 묘한 조합이 지속되는데, 풀뿌리가 강렬하지않으면서

자신을 드러내기때문에 흔하지 않은 향을 연출합니다.

그리디올 자체는 플로럴향이다! 하고 구분되는데 흔하지않고, 마냥 묵직하지않고,

고혹적이면서 대담한듯하면서 미스테리한 분위기의 꽃향이에요.

이 묘한 향을 만드는 노트의 정체가 뭘까했는데 오크모스였습니다.....!!!!

약간 얼씨한 흙묻은 꽃향인데 코를 계속 박고 맡고있으면 조금 어지러워요.

그치만 오크모스가 향의 분위기를 고급스럽고 근사하게 만들어주고있습니다.

 

절제된 화려함을 연출한달까요? 시간이 지나서 하트노트로 넘어갈 수록

씁쓸한 뿌리냄새는 조금 옅어지고, 향이 달짝지근해지기 시작합니다.

과일이나 설탕의 달달한 맛이아니라,  피오니 꽃향아시나요?

저는 조말론의 피오니를 맡아봤는데 꽤나 달달한 예쁜 꽃향이었거든요.

그리디올에는 피오니가 들어가있지않지만, 향이 단 맛이 묻어날수록 

장미보다는 달지만 고급진 피오니가 연상되기도했어요. 

딥티크 롬브로단로에서 느껴지는 블랙커런트의 단맛으로도 느껴집니다.

 

장미, 피오니와 같은 플로럴과 달달함이 만나서 엄청 풍성하면서도

자칫하면 흔한 꽃향 같겠지만 그렇지않아요. 계속 그 뒤에

잔잔하지만 존재감있게 오크모스가 향이 밸런스를 잡아주고있거든요.

절제된 화려함, 대담함, 미스테리함 등등의 이미지가 계속 느껴집니다.

 

그러다가 베이스로 들어서면, 잔향으로 갈수록 향이 부드러워지면서

익숙한 달콤함과 우디함이 남습니다. 

저는 아직 통카빈, 엠버, 바닐라 등등 달달한 잔향을 책임지는 노트들을

확실하게 구분하지는 못한 편인데 왠지모르게 엠버가 연상됐었거든요.

노트참조해보니 엠버가 맞더라구요^_^! 

오크모스는 어느새 보이지는 않고, 부드럽고 포근하고 달콤한 나무속살향 샌달우드와

엠버로 마무리가 됩니다. 잔향으로 갈수록 파우더리함이 느껴지는데 답답하지않고

조금 머스키해져요.  

 

그런데 참 재밌는건, 패츌리가 처음에만 시원하게 느껴지는 줄알았는데

전반적으로 힘을 늦추지않아서 향이 무거워지지 않게 도와주는 것같아요.

톤이 낮아지고 무게감이 생기면 사계절쓰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패츌리가 특유의 향신료처럼 강렬하게 나오는게 아니라, 잔향에서도 슬쩍 캐치할수있는 정도입니다.

제가 워낙 패츌리나 페퍼와 같은 향신료향에 익숙한 편이라 그렇게 느낄수도있지만

정말 이국적이다~느껴질 정도로 튀지는 않아서 오히려 좋네요:)

 

저는 플로럴, 단맛, 맵싸함, 등등 이런 느낌들의 향연속에서

단맛을 가장 존재감있게 느끼는 코를 가져서 그런지 그리디올에서 

꽃향,달달한 인상을 강하게 우선적으로 받았는데, 향을 맡은사람들의 평가에서는 

오히려 얼씨함, 우디함이 1순위네요ㅎㅎ

 

하지만, 향신료향이 강하지않고, 적당히 흔한 꽃향이 되지않게 분위기를 그윽하고 묘하게 연출하는 역할로

느껴지기에 저는 괜찮았습니다. 흔하지않고 분위기있는 플로럴을 찾으시는분께는 딱이겠어요.

아, 다만 향자체는 페미닌하긴합니다. 여배우 에바그린이 자꾸 생각나는....ㅎㅎ

확산력은 약하지만 지속력은 괜찮습니다!

 

 

 

ps. 센슈얼함보다는 우아하고 고혹적인 이미지에 더 가까워서 참 오묘합니다 :)